너가
왜 복잡한 것 같아?
'공유'를 주제로
회사 워크샵을 기획하고 진행했다.
소정님은 말했다.
"피드백 받고 싶으면?
셀프 피드백하고 오렴.
스스로 정리할 시간도 필요하거든."
셀프 피드백 '열심히' 하고,
그녀에게 다가갔다.
"저... 피드백 받으러 왔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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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프 피드백을
그녀 앞에서 펼치자마자 부끄러웠다.
복잡했기 때문이다.
"어이쿠,
소정님 앞에서 다시 보니
너무 복잡하네요." 나는 말했다.
"너가 왜 복잡한 것 같아?"
소정님은 물었고, 나는 답하지 못했다.
진짜... 이유를 몰랐다.
"깊이가 없어서야.
너는 어느 정도까지 하면?
타협하고 넘어가 버려.
너 일 잘하고 싶다며~
그러면 깊이를 가져야 해."
띵- 했다.
정확한 피드백이었다.
깊이... 그것은 나의 약점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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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 눈빛?
힘 있는 목소리?
다양한 지식?
... 아니었다.
"카리스마는
고독하게 끝까지 생각해서
심플하게 정리하고 공유할 때 생기는 거야."
그랬다.
카리스마도...
깊이에서 나오는 거였다.
오랜 시간 혼자 끙끙 앓던,
리더쉽 고민이 해결되었다.
카리스마를 갖고 싶어서 강함을 택했던
어리석었던 그때를 떠올리며,
깊이를 가지면?
복잡한 내가 심플해지고,
리더인 내가 카리스마를 가질 수 있다.
근데... 깊이...
그거... 어떻게 갖는 거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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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의 주인이
누구야?
워크샵 셀프 피드백에 나는
'대표님 생각을 더 들었어야 했다'고 썼다.
소정님은... 그게 문제라 하셨다.
"일의 주인이 누구야?"
이 질문을 듣자마자 아차! 싶었다.
"일의 주인은 나예요."
"응. 근데 너는 왜
내 생각을 들었어야 했다고 했을까?
너 일의 주인은 너야. 대표가 아니라."
한 번 더 띵-했다.
일의 주인은 난데,
왜 대표님 생각을 전하려고 했지?
내가 내 일의 주인이라면?
누군가의 이야기를 전하는
이야기꾼이 아니어야 했다.
끝까지 스스로 생각해서
내 주장을 펼쳐가야 했구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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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크샵이 가벼웠어.
왜일까?
"이번 워크샵은
가벼운 느낌이었어.
너의 주장만 있었거든.
효정아, 너는
지식이 왜 필요하다고 생각해?
너 책 많이 읽잖아. 왜 읽어?" 소정님의 피드백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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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하게,
책을 사는 걸 좋아하고요.
책 읽고 기분 느끼는 걸 좋아해요.
'오~ 좋다!', '와~ 멋지다!' 같은 기분이요.
그래도 요즘 깨달은 건,
한 줄을 읽더라도 실천하려고 하는 것 같아요.
OOO 같은 책을 읽어요."
내가 말한 책 제목을 들은 소정님은
잠깐 생각하고 피드백을 이어갔다.
"아... 너가 그런 책을 많이 읽었구나?
이걸 알려줘야겠네.
세상의 지식은 3가지가 있어.
❶본질, ❷생각, ❸카피.
❶ 본질 : 본질을 다루는 고전 지식이 있고,
❷ 생각 : 본질을 해석하는 누군가의 생각이 있고,
❸ 카피 : 껍데기만 따라 하는 카피 지식이 있어.
너가 읽은 책들은
❷~❸번 지식들일거야.
본질 지식을 본 적 없을 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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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마케터잖아.
마케팅의 본질 지식은 뭐야?
고객... 인간에 대한 본질.
그런 책을 읽어야지."
그랬다.
읽기 어렵다는 이유로 본질 책을 외면했고,
머리가 아프다는 이유로 외면하곤 했다.
본질 책을 펼치는 순간,
휴대폰으로 눈이 가던 나였다.
깊이가 없었던 주요 원인이었다.
피드백이 이어졌다.
"이번 워크샵에는 지식이 없었어.
세상의 논리가 없었단 얘기야.
너의 주장뿐이었지.
지식을 공부하고,
끝까지 생각하는 시간을 가지면 지혜가 돼.
그게 없었지.
지식은 말하려고 공부하는 게 아니야.
자신감을 가지려고 하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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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어도 너가 '공유'에 대해 말할 거라면?
준비할 동안, 이 지구상에 '공유'에 대해
가장 많이 생각했어야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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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나의 1년은?
2025년 나의 키워드는?
"깊이"
깊이를 갖기 위한,
선택만을 할 것이다.
스스로 부끄럽지 않게,
스스로 의심하지 않게,
스스로 멋지다고 생각할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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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를 가질 수 있도록,
본질의 지식을 배우고
끝까지 생각하는 버릇을 들일 것이다.
그것만이... 나의 깊이라는
땅굴을 더 팔 수 있는 길이라고 믿으며.
머리가 띵- 했던 30분.
최소 1년짜리 피드백으로 여길 만큼 귀했기에,
뉴스레터에 남겨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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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깊이를 가졌다고 스스로 확신이 들 때
얼마나 뿌듯할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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