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을 수 없는
억울함
전화가 울렸다.
밤 11시 45분, 집주인 할머니였다.
밤이 늦어, 전화를 받지 않고
다음날 아침 콜백헀다.
... 다짜고짜 화를 내셨다.
"근데...
왜 이렇게 화나신 거예요?"
나한테 발뺌한다고 했다.
들어보니,
할머니가 내가 전화를 안 받아서
다른 사람한테 전화하고 나라고 착각했나보다.
상대방이 싸가지 없게 받고 끊어버렸는데,
그게 나라고 생각하고 계셨다.
... 전화 받은 적 없다고,
통화 목록 다시 보시라고 해도 듣지 않으셨다.
산뜻한 아침...
마음에 벼락을 맞았다.
아무리 말해도 믿지 않아서,
죄송하다고 했다.
오늘부터 서로 잊고,
다시 잘해보자고 하셨다.
알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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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화나고 억울해! 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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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 잔뜩 나서,
예명님에게 전화했다.
미주알고주알 쏟아내니,
그녀는 깔깔깔 웃었다.
그녀에게 물었다.
"나 참으면,
그릇이 커지는 거야?"
"그렇지!" 그녀가 답했다.
그릇이 커진다고 생각하니,
또 그렇게 나쁜 일도 아니네~ 하고 넘겼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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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X) 불편한 (O) 나의 집
이번 주는
계속 밖에 있고 싶었다.
돌이켜보면, 질이 불편했던 것.
즐거운 나의 집...에서
불편한 나의 집...이 되었다.
1일 1번 이상
집주인 할머니가 생각났다.
억울하고 화나고!
하다하다, 계약 2년인데...
이사 가야된다고 까지 생각했다.
다른 사람한테 전화하고
또 나한테 화낼까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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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청소를 했다.
무려 대청소
집에 가기 싫어 겉돌던 나는,
어제 대청소를 했다.
새로 산 책들도 여기저기 흩어져 있었고,
빨래는 더미로 쌓여있었다.
아직 정리하지 못한 겨울옷까지... 엉망이었다.
대청소를 하면서,
집 구석구석을 쓸고 닦으며...
집을 다시 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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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나 이 집 여전히 좋잖아?'
커--다란 원룸,
내가 직접 꾸려놓은 가구와 구조들,
넓게 빠진 ㄱ자 베란다,
베란다에 꾸민 나의 안전지대.
다시 광내고나니
불편한 집에서 돌아가고 싶은,
즐거운 나의 집이 되었다.
오늘이 되어서야,
집주인 할머니를 조금 이해하게 되었다.
이 건물에는,
젊은 사람이 살지 않는다.
내가 거의 처음이었을 거다,
밤늦게 들어오는 젊은 애,
친구들 데려와서 노는 젊은 애,
성격이 호락호락하진 않은 젊은 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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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끄러워서 잠을 못자는 그녀의 밤.
화가 났을 것 같다.
이번 한 주,
통째로 지배된 억울함과
그녀를 이해해보려 하는 나.
그 사이에서,
수많은 감정이 핑퐁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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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과 성숙.
成長과 成熟.
소울정 유튜브 라이브에서 들었던 이야기.
경험에는 '성장'과 '성숙' 뿐이라는 말.
성장 成長 이룰성 어른장은,
그 일, 사건을 통해
어떤 어른이 되었는가?
성숙 成熟 이룰성 익을숙은,
그땐 몰랐는데,
시간이 지나고 보니
이 일이 나에게 어떤 의미였는가?
'성장'의 관점에서,
이 사건을 정리해보자면?
내가 정-말 정-말 못했던,
내 세대가 아닌 윗 세대 사람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시간을 가지는
어른이 되고 있다!
달달한 선물 사서,
집주인 할머니 집
문고리에 걸어두어야 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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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2년 동안 다시 정 붙이고 살아봐야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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