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김치찌개 집에 망했으면,
맛 없었단 소리 아니예요?
'갑자기 무슨 말이지...'
모르겠다는 답으로 애써 외면하고,
나를 그냥 놔두라고 온몸으로 표현한다.
"전주 김치찌개 집이 망했으면,
맛 없었단 소리 아니예요?"
택시 기사님이 하셨던 말이다.
조용히 가고 싶던 나는
허허 웃으며 대화를 이어갈만한 답을 피했다.
택시에 처음 오를 땐,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
항상 외친다.
그럴 때마다...
택시 기사님께서는
친절하게 어서오라 말한다.
그러다가,
나에게 말을 거는 순간
나는 뭐든 잘 모르는 사람이 된다.
친절함 뒤에 무관심.
택시 탈 때마다 느끼는
나의 이중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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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해질 권리,
그럼에도 드러낼 수 없는
나의 깊은 구석.
사회적 자아에 파묻힌
진짜 나를 꽁꽁 숨긴 날.
유독 찝찝함이 남는다.
나를 한껏 부풀리거나,
나를 한껏 포장하거나,
나를 한껏 낮추었거나.
낮고 깊은 어딘가에 숨어있던
고무마개를 당기는 순간,
바람 빠진 풍선처럼
납작해진 나를 만난다.
나를 다시 채우는 건,
내게 다시 솔직해지는 순간.
마치 이렇게 글을 쓰는 순간 같은.
혼자 있는 시간....
진짜 나로 있을 수 있는 친구들과
함께 있는 순간. 그런 순간.
혹은 모든 걸 잊을 수 있는 순간일지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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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사 빼고,
놉니다.
요즘 자주 뱉는 말.
"저요? 놀 땐 나사 빼고 노는데요!"
나사를 뺀다는 건,
삐걱거리기도 위태로울수도 있다.
하지만... 왠지 모를 해방감을 느낀다.
'하... 자유다...'
남은 에너지를 탈탈 털어
노는 시간에 다 써버릴 때.
그런 순간을 사랑한다.
좋아하는 친구들과 여행가거나,
깔깔깔 웃으면서 술 마시거나,
정신 나간 사람처럼 흔들어 재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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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나사 수집소,
노래방
나사를 빼고도 가장 행복한 곳,
노래방이다.
발라드로 시작한다.
자신의 18번들을
번갈아 예약하며 노래한다.
1,000번 쯤 이별한 사람처럼
이별 노래를 부르고,
마치 나윤권과 별이 된 것처럼
'안부'를 묻는다.
그러다... 어김없이
우리 시대의 댄스곡 타임이 찾아온다.
마무리는 역시 RUN TO YOU다.
우스꽝스럽게 춤을 춘다.
나사 없는 여정의 끝을 만난다.
누구에게나
나사 하나쯤은 뺄 수 있는 구석은
필요하니까.
그곳이 집이기만 하면 슬프니까.
나는 노래방이다.
나의 나사 수집소... 노래방.
나랑, 나사 빼고 놀 사람? 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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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그냥 껴서 보내는 아빠가 보내준 사진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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