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한 차에 타면, 사고 확률이 당연히 높아진다. 목적지에 도착했더라도, 도착하기까지의 그 과정은 지옥 같았을 것이다. 그러니 급한 사람의 차에 타지 않는 건, 나를 지키는 하나의 방법인 것이다.
안전하게 사는 법... 이 쉬운 방법을 나는 일상에 적용하지 못하고 있던 걸까? 변태처럼 위험천만한 일에 자꾸 마음이 간다. 스릴 넘치는 속도를 즐기는 걸까? 그래서 안전하게 달리는 차는 재미없다고 생각하는 걸까?
급히 달리는 이는... 주변을 보지 않는다. 주변이 치이든, 아파하든 신경 쓰지 않는다. 일단 이것만은 꼭 지키려고 한다. 급한 이가 운전하는 차에 타지 않는 것. 남에 의해 휘둘리는 위험천만한 배에는 절대 승선하지 않는 것.
그럼... 내가 직접 운전할 때 어떻게 해야할까? 선장으로서 나는 급하기만 한 사람이 아니라, 길을 제대로 보고 움직이는 사람이 되고 싶다. 근데 너무 안전하기만 해서 지루한 길을 택하는 사람이 되고 싶진 않다. 하, 사업을 하려면 이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걸까? 요즘 머리가 너무 복잡하다.
스키 선수가 장애물을 너무 인식하고 피하려고만 하면, 장애물만 보이고 길은 보이지 않는다고 한다. 하지만 길에만 집중해서 보다 보면, 좁아 보이던 길이 넓게도 보이고, 그렇게 길에만 집중하다 보면 장애물은 자연스럽게 피할 수 있다고 한다.
아이고, 혼란스러워라. 길이 제대로 보이기 전까지 가만히 있어야 하나? 시뮬레이션을 계속 돌려봐야 하나? 흠... 출발지만 알고, 일단 움직이면서 길을 개척해야 하나? 어차피 안전한 길은 없다면, 출발지라는 게 있을까? 그냥 바로 움직이는 것도 괜찮을 것 같기도 하고?
예전이었으면 한 번에 선택했을 텐데... 요즘 '내가 왜 이렇게 선택을 못 할까?' 를 한참 고민하다가 이런 생각이 들었다.
아, 맞아. 나 스펀지 같은 인간이었지. 또... 또...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나다 보니 필터 없이 내 것으로 만들려고 했나봐. 쥐뿔 중심도 없으면서 자꾸 듣고 적용만 하다 보니, 그들이 미는 방향대로 밀리고 있었구나. 그래... 그럼 나 어떻게 살고 싶지?
아, 맞다. 나 어차피 한번 사는 인생 재밌게 살기로 했었어. 무언가 세상에 한방은 던지고 죽기로 했었지? 물론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것은 지키면서 말이야. 출발지만 보이면 재빠르게 움직이던 나 도대체 어디 갔지? 의욕이 떨어진 걸까? 도전하지 않는 편함에 익숙해진 걸까?
생각의 꼬리에 꼬리를 물고 가보니,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고개를 쳐들고 있었다. 아마도 상수 상가 때문이겠지. 사실 크게 실패한 것도 아닌데, 그때 깨달은 것이 나에게 엄청나게 충격적이었던 걸까? 난 생각보다 회복탄력성이 좋은 인간이 아니라는 것을.
그것을 알게된 후부터 나는 아직까지 두 가지의 마음을 지니고 살고 있다. 스릴을 즐기는 재미추구형 인간 vs 안전한 길로 가는 안전지향형 인간. 아마 내가 사업을 시작하게 되면 둘 중 어떤 걸 선택하느냐에 따라 엄청나게 다른 행보를 걷게 될텐데... 어려워. 어려워!
사업에 중요한 건, 3가지라고 한다. 아이템, 팀, 자금. 좋은 아이템, 좋은 팀, 넉넉한 자금. 그것을 얻기 위해 어떠한 노선이 더 유리할까, 어떤 마음가짐이 더 중요할까? 한참을 고민하니 생각이 한차례 디벨롭 되었다.
아, 이건 선택의 문제가 아닐 수도 있겠다. 하나를 꼭 선택해야 하는 게 아니라, 그것들의 BALANCE가 중요한 것일지도. 균형은 계속 0을 지키는 것이 아니라, +와 -가 합쳐져 궁극적으로 0이 되는 거니까.
'위험천만한 탐험선 vs 안전한 유람선' 중 선택하는 게 아닌 걸까? 내가 직접 배를 운전할 것인지 말 건지가 가장 중요한 첫 번째 선택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직접 배를 운전한다는 선택을 하고 나면, 목적지로 가는 그 환경에 맞추어 때로는 탐험선, 때로는 유람선이 되어야 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 오히려 정해놓으면 배가 침몰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까지 흘러와 버렸다.
나의 카오스 같은 뇌를 통째로 글에 옮겨놓은 것 같아, 보시는 분들도 '얘가 뭔 소리를 하는 거야...' 라고 혼란스러울 수도 있겠다. 그래도 내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제목'이다. 급한 이는 주변을 돌보지 않기 때문에 사고 확률이 높으니... 부디 무엇이든 급한 차에는 올라타지 말라는 말. 그 말을 전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