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한 내 리소스에 좌절하고, 부정적인 기운이 싹을 틔우는 요즘이다. 왠지 모를 짜증이 늘었다. 나 자신의 무능을 탓하며 보내는 요즘이다. 회사의 규모가 커질수록 나의 역량은 함께 커져야 하고, 생각은 무럭무럭 자라야 하는데, 난 그 속도를 따라갈 수가 없다. 한계에 부딪힐 때마다 나는 더 작아지고 있다.
부정의 기운을 외면하는 나의 안 좋은 습관, '잠'과 'TV 보기'. 생각을 펼치면 검은 세상으로 빠져버리기 때문에, 생각조차 할 필요 없는 '무 無의 세상'에 날 던지는 습관이다. 지금 내 상태는 정확하게 표현할 수 있다. '번아웃' 직전. 소용돌이에서 빠져나오려 노력하지 않는 상태. (번아웃은 아니다.)
후. 있을 유 有. 유한한 리소스. 요즘 나의 부정 negative의 원인이다. 체력, 시간, 돈은 유한하다. 누구에게나 정도는 다르겠지만 유한한 속성을 가진 것들이다. 하지만 이것들을 제대로 쓸 줄 몰라 그 사실이 나를 힘들게 만든다. 제대로 쓴다는 건, 효율적으로 쓰거나 효과적으로 쓰는 걸 의미한다. 그런 사실들에 좌절하며 결국 나의 역량이 유한하는 결론을 내려버리곤 한다.
스스로 칠한, 무채색으로 칠해진 세상을 다시 무지개로 바꾸는 힘. 생각의 전환이 필요했다. 소용돌이 속 한 가운데서 다시 외쳐야 했다. 그리곤 외쳤다. "난 유한하지만, 무한을 만들어 내는 사람이다!" (실제로 입 밖으로 외치진 않았고, 다짐 정도?) 이렇게 다짐할 수 있었던 건 어떤 마케터가 올린 인스타그램 게시글 덕분이다.
사실 티가 안 나지만, 나도 덕질을 한다. 하지만 덕질의 상대가 연예인이 아니라서 티가 안 날 뿐. 나는 닮고 싶은 '마케터'나 '사업가'를,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브랜드'를 덕질한다. 그들을 무한히 디깅(Digging)하며 혼자 내적 친밀감도 형성하곤 한다.
게시글을 올린 그 마케터는 배달의민족 브랜드 마케터이신 것 같았다. 그의 게시글은 나에게 세상의 소식을 전해주었고, 좋은 관점을 만들 수 있게 도와주었다. (그래서 팔로우했다.) 며칠 전 그 분이 올린 게시글은 그가 직접 쓴 글은 아니었다. 그래도 나를 그 글에 닿게 해주었기 때문에 참으로 고마운 마음이다.
그가 공유한 글은 '2016년 배달의민족 김봉진 의장이 올린 페이스북 게시글 캡쳐본'이었다.
사업은
언제나 성공보다는 실패할 경우가 많다.
때문에 성공보다는 실패를 예측하는 사람들의 의견이 맞을 확률이 높다.
긍정적이고 낙관적인 생각보다는
부정적이고 비관적인 생각이 더 똑똑해 보이는 이유이다.
하지만 생각해 보라.
늘 부정적인 의견을 제시하는 사람 중에 세상을 바꾼 사람이 있던가.
그들은 의견만 제시할 뿐 세상을 바꾸는 데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성공한 사업은
그 시대의 전문가(?)들이 비관적으로 바라봤던 곳에서 이루어졌다.
└ Re : 비관론자는 인기를 얻고, 긍정론자는 부를 얻는다. - 그 마케터의 코멘트
최근 본업도 바빠 죽겠는데, 부업도 하려니 머릿속이 조명처럼 하얘지며 뇌의 필라멘트는 끊어진 것 같았다. (요즘 들어 사람의 이름이 잘 떠오르지 않는 것도 너무 뇌를 많이 ON 시켜놔서 그런 걸까?) 뇌의 과부하가 나를 검은 세상으로 이끌었고, 세상은 뾰족함 투성이로 보이기 시작했다. (최근 몇 주 동안 회사에서 대표님께도 고슴도치처럼 굴었던 것 같다. 갑자기 죄송해지네 😅)
하지만 난 이전 뉴스레터에서 말했듯이, 반드시 부업으로 돈을 벌어야 하는 상태다. (가만히 검은 세상에 있으면 안 된다는 거다.) 월세 200만 원이 나가기 때문. 그래서 넥타이를 고쳐매듯 다시 마음을 고쳐맸다. 김봉진 의장님의 글처럼, 세상을 비관적으로 바라보지 말고 긍정적으로 바라보자고. 그리고 최근 나의 행동들을 반성하는 단계를 거쳐, 부정의 기운을 묻혔던 동료들에게 미안하다는 마음에까지 다달았다.
음. 누군가가 나에게 "당신은 어떤 사람입니까?"라 묻는다면, 난 "스펀지 같은 사람입니다."라고 대답한다. 주변의 색을 무조건 빨아들이기 때문이다. 나를 안온한 세상으로 보내줄 하얀색이든, 나를 요란한 세상으로 보내줄 빨간색이든, 나를 괴로운 세상으로 보내줄 검은색이든.
아무거나 빨아들이는 스펀지인 나에게 주변 환경, 주변 사람은 정말 중요하다. 부정의 말, 부정적인 기운, 논리로 희망을 짓밟는 말을 내뿜는 사람들은 과감히 내 세상에서 내보내야 하고, 긍정적인 에너지, 마냥의 밝음보다는 편안한 기운, 상대방을 배려한 고운 말을 전하는 사람들은 내 세상 입구에 레드카펫을 길게 깔고 Welcome 팻말을 들고 맞이해야 한다.
아! 그리고 난 색깔만 빨아들이는 스펀지는 아니다. 내 장점이라면 '배움'이 빠르다는 것. 배움이 빠르다는 건, 배운 후 적용이 빠르다는 뜻이다. 그래서 배움의 공간을 찾아가야 하고, 자신의 인사이트를 전파하려는 사람 옆에 찰싹 붙어있어야 한다. (절대 떨어지지 않을 거야!) 생각해보면 난 그런 사람들을 덕질하는 것 같다. (몇 년이 흐르면 나도 그런 사람이 되어 있겠지?)
어쩌다 글이 이렇게 흘러왔는지 모르겠네 🤔 요즘 난 나를 궁지에 몰고 어쩔 수 없이 하게 만드는 환경을 만들기보다, 여유를 확보하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 (사실 더 몰릴 궁지도 없다.) 자세히는 심리적 압박을 덜 수 있는 시간과 돈을 확보하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 직장인이 된 2017년부터 어떠한 여유도 가져본 적이 없는 나다. 그래서인지 여유의 파도에서 유영하는 내 모습이 궁금하기도 하다.
어쨌든 탐험의 목적지는 정해졌다. 부정보다 '긍정'을, 부족보다는 '여유'를 찾아 헤맬 준비도 마쳤다. 뜬금없지만, 탐험의 그 끝에는 '부'가 기다리고 있었으면 한다. (뜬금없다고 생각해도 어쩔 수 없다.) 그래서 난 제목의 문장이 참 좋다. "비관론자는 인기를 얻고, 긍정론자는 부를 얻는다." <부>라는 마지막 종착지를 가기 전, 꼭 들러야 하는 간이역 [긍정], [여유]를 들릴 기차에 나는 지금 막 올라탔다. (자! 이제 달려볼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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