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부자가 된다면?' 한 번쯤 해본 달콤한 상상. 사실 일주일에 한 번 이상은 하는 것 같다. 내가 부자가 되고 싶은 이유는 경제적 자유를 얻기 위함이었다. 경제적 자유가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전혀 모르겠지만, 그냥 상상 속의 유니콘같이 마냥 꼭 얻고 싶은 것.
아마 이런 생각을 했던 것 같다. '부자는 살기 편한 것 같다. 돈 많아서 걱정이 없겠다.' 그런데 이것은 생각이지, 사실이 아니다. 부자가 살기 편한 것이 맞나? 돈이 많으면 걱정이 줄어드는 것이 맞나? 겪어보지 않았기에 마음대로 상상하고 생각해버렸다.
부자 富者. 부유할 부 富에 놈 자 者. 부유할 부 富자에는 부자가 되는 방법에 대한 힌트가 담겨있었다. 부유할 부 富자는 宀(집 면)자와 畐(가득할 복)자로 이루어져 있고, 돈을 뜻하는 貝(조개 패)자가 없다는 것이 그 힌트였다.
난 이 사실만으로 적지 않은 충격을 먹었다. 富자에 돈이 아니라, 복이 들어갔다니. 심지어 복이 가득하다니. 그랬다. 복을 많이 짓고 다니는 자가 진짜 부자였던 것이다. 복을 많이 짓고 다니면, 돈은 자연스럽게 따르는 것이었다.
부자의 반대말, 빈자 貧者. 가난할 빈 貧자도 파자해보았다. 貧자는 分(나눌 분)자와 貝(조개 패)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집안에 아무것도 나눌 것이 없다는 뜻이다. 가난할 빈 貧에는 굉장히 많은 한글 뜻이 있었다. - 가난하다, 모자라다, 부족하다, 결핍되다, 구차하다, 천하다, 품위없다, 인색하다 등. 이것은 나눌 것이 없는, 아무것도 줄 수 없는 사람의 전형적인 특징이었다. 소름이 쫙 돋았다.
우리는 흔히 부자를 돈이 많은 사람이라고 생각하지만, 富 부유할 부에는 돈을 뜻하는 貝(조개 패)자가 없고 畐(가득할 복)자가 있다. 하지만, 貧 가난할 빈에는 돈을 뜻하는 貝(조개 패)자가 있다. 돈을 좇는 자는 빈자, 복을 짓는 자는 부자. 이것이 이번 주의 가장 큰 깨달음이었다.
늘 봉사하는 마음으로 살라는 것이 아니다. 늘 남에게 퍼주고 자신을 희생하며 살라는 뜻이 아니다. 나를 지키는 선을 긋고, 남에게도 세상에도 이로운 뜻을 세우고 살라는 것이다. 뜻을 세우지 않으면, 결국 자본주의에 찌들어 돈을 좇다가 하루하루를 아등바등 살다 죽을 것 같다는 생각이 문득 스친 후, 나도 세상에도 이로운 사업을 하고자 하는 마음이 더욱 강해졌다.
부자가 되는 법은 복을 짓는 것. 부자의 진짜 뜻은 '집에 복이 가득한 사람'. 많은 생각이 들었다. 지금까지 나의 그릇된 생각으로부터 나를 깨우는 질문들이 내 안에서 갑자기 마구 튀어나왔다. 부자의 기준은 무엇인가? 부자가 '되었다는 건' 무슨 말인가? 30억 이상 자산을 보유하고 있으면, 그 사람은 부자인가? 우리가 부자를 너무 신격화하여 내가 다가갈 수 없는 존재로 만들어버리는 것은 아닐까?
부를 가진 자들은 조바심이 없다고 한다. 무언가를 이루려고 무척이나 애쓰고, 아등바등하지 않는다고 한다. 조바심이 없다는 것은 성급하지 않다는 것이고, 그것은 '여유롭다'는 것이다. 부를 가진 다음, 조바심이 없어졌는지. 조바심이 없어서, 부를 가졌는지의 선후관계는 사실 모르겠다. 하지만 부자가 되기 위해, 아등바등 내 몸을 상하며 돈을 벌고 싶진 않다. 그래서 부자가 되는 법을 이렇게 혼자 끄적여본다. '세상에 이로운 뜻을 세우고, 조바심을 내지 않고 여유롭게 그 뜻을 이뤄가는 것'
급하게 달리면 넘어진다. 넘어지지 않아도 목적지까지 내 속도보다 빠르게 도달해서 몸이 고장 난다. 여유를 가지라는 말은 느리게 가라는 것이 아니다. 자신의 그릇을 알고, 자신의 속도대로 가라는 뜻이다. 그것이 진정한 여유다.
난 부자가 되고 싶다. 사실 돈이 많은 사람이 되고 싶었다. 하지만 공부를 하고 깨달은 것은 나를 더욱 복잡하게 만들었다. 돈을 좇는 자는 부자인가, 빈자인가? 내가 부자가 되려면, 무엇을 쫓아야 하는가? 부자가 '된다'는 것도 어떻게 보면 이상한 말이 아닌가? 하, 여유를 가져야 한다고 하는데, 내 급한 성격은 어찌해야 할까? 조급함을 어떻게 다스려야 할까? 아이고, 머리가 어지럽다.
그래도 잊지 않을 것이다. 인생은 복리라는 것. 좋은 것도, 나쁜 것도 복리로 내 몸과 인생에 새겨진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래서 성장도 복리로 쌓인다는 것. 복을 짓는 일도 결국 복리의 효과로 나에게 부를 가져다주리라는 것. 매일 공부하는 30살의 이 시간들이 내 인생의 복리로 쌓여 나에게 부를 가져다주리라는 것. 그것을 의심치 않고 여유를 갖고 나의 일을 묵묵히 해나가는 것. 아, 정말 부자 富者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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