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과는 전혀 다르게 상대가 해석해 당황했던 경험. 모두 한 번쯤 있지 않은가? 내가 했던 말이 부풀어 나를 터뜨린 경험. 모두 억울한 적이 있지 않은가? 나는 생각보다 이런 경험이 많다.
지금 생각해보면, 나도 그렇게 억울하지도 화나지도 않을 일들에 너무 일희일비했던 것 같다. 그 딱 한 사람 때문에, 그 딱 한 사건 때문에, 내 인생이 요동치고, 한동안 엄청난 마음고생에 시달려 심장이 녹을 만큼 힘들었던 적도 있다.
매일 밤 변화하고 싶은 사람들과 하는 공부가 벌써 두 달째다. '뉴러너클럽'. 리더 소정님은 매일 다른 이야기로 나의 머리를 띵하게 만들어주신다. 초창기에는 날마다 다른 목적의 이야기를 나눈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학습이 조금 무르익으니, 이제야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다. 그는 자신이 전하고자 하는 바는 하나인데, 다르게 표현하고 있었구나.
소정님의 이야기에는 많은 문장이 담겨 있지만, 하나로 귀결되는 것을 최근에 깨달았다. '세상을 보고 싶은 대로 보지 말아라. 그리고 세상을 보고 싶은 대로 보는 자는 경계하라.'
최근 몇 년 동안 '데이터 경영', '데이터로 결정하자.' 등 데이터가 정답이라는 말을 많이 들었을 것이다. 전에는 이것을 해석할 때, 숫자가 정답이라는 것으로 받아들였다. 아니었다. 이과에 너무 심취한 나머지, '데이터=숫자'에 꽂혀 숫자가 최고라는 말로 해석했다. 아, 내 마음대로 해석했네. 데이터가 정답이라는 말은 '세상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라는 것'이었다.
사실의 반대말은 뭘까. 거짓? 아니다. 사실의 반대말은 생각이다. 소정님은 정말 귀한 문장을 우리에게 전해주었다. '사실과 생각을 구분하라.'라는 말. 그 말의 속뜻은 '무엇이 사실이고, 무엇이 생각인지 구분하면, 세상을 있는 그대로 바라볼 수 있다는 것'이었다.
아, 세상을 있는 그대로 보아야 하는 이유는 명확히 이해했다. 하지만 그것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방법을 몰랐다. 그 무지의 영역이 두 달 동안 나를 괴롭혔다. 공부한 지 두 달이 넘어 이제서야 그 방법을 몇 가지로 정리할 수 있는 정도가 되었다.
데이터 이야기로 다시 돌아와 보자면, 데이터는 정량적 데이터와 정성적 데이터로 나뉜다. 정량적 데이터는 숫자로 나타낼 수 있는 것을 말하고, 정성적 데이터는 숫자로 나타낼 수 없는 데이터를 말한다. 여기서 난 늘 정성적 데이터를 '내 생각'으로 착각했던 것 같다. '데이터=있는 그대로의 사실'인데, 정성적 데이터에 내 생각만 담아 말했고, 그것은 명백한 데이터 오류였다.
세상을 내가 보고 싶은 대로 보았던 내 귀여운 사례를 덧붙여 보고자 한다. 고등학생 때부터 최근까지도 나는 티를 내진 않았지만, 이과 출신, 이과 부심에 쩔어 있던 사람이다. 세상의 모든 것은 이과가 만들었다고 생각하고 살았던 사람이다. 컴퓨터도, 신호등도, 건물도, 자동차도 다 이과가 만들었고, 세상을 발전시킨 것은 이과라고 생각하며 살았다.
그러다 문득 이런 생각이 나를 스쳤다. '신호등의 체계를 만든 건, 이과가 아닌데? 어... 잠깐만... 세상의 질서는 이과만 만든 게 아니잖아? 와, 지금까지 내가 얼마나 편협하게 살았던 거야?' 이런 생각을 하게 된 이후로, 드디어 난 이과 우월주의를 버리고, 세상을 다시 있는 그대로 보기 시작할 수 있었다. 어떻게 보면 작은 계기였지만, 나에겐 굉장히 압도되고 반성하는 순간이었다.
그리고 내가 직장에서 겪었던 수많은 마찰은 나와 상대 모두가 '사실과 생각을 구분하지 못해서' 발생했다는 것을 최근에 깨달았다. 나의 리더와의 마찰, 나의 팀원과의 마찰, 나와 회사와의 마찰, 동료와의 마찰은 모두 작은 불씨에서 시작했고, 그 작은 불씨는 '사실과 생각을 구분하지 못해서' 생겼던 거였다. 이제 와 다시 생각해보니, 내가 사과해야 할 사람이 정말 많고, 그렇게 끊어진 인연도 매우 많다는 것을 깨달았다.
'세상을 보고 싶은 대로 보는 것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법'
1. 사실과 생각을 구분하라.
2. 단 한 사람, 한 사건 때문에 일희일비하지 마라.
3. 명상하거나 달려라.
4. 늘 진심으로 감사하라.
5. 이부자리를 정리하라.
6. 비교는 과거의 나와만.
7. 나를 마주하는 글을 써라.
내가 뉴러너클럽을 하며, 배웠던 방법들을 정리한 것이다. 문장마다 이야기가 궁금하겠지만, 일단 실행해보면 해야 하는 이유를 자연스럽게 체감하고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들어갈 수 있으리라 믿는다.
나도 아직 7가지를 모두 실천하지 못하고 있다. 그래도 평생 내가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에 대해 배우게 된 것 같다. 내 나이 30살은 나에게 삶의 태도를 바꿀 터닝 포인트, 선명한 Changed Point가 될 것이다.
이 뉴스레터를 예약하고, 나는 3번을 실천하기 위해 옷을 입고 밖으로 일단 나가려고 한다. 이렇게 작게나마 7가지 방법을 실천하는 시간을 만들고, 실천하다 보면 내가 가야 할 곳에, 내가 있어야 할 곳에 자연스럽게 있게 될 것이다. 이를 믿어 의심치 않고, 일단 실천해보겠다는 다짐으로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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