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질문을 잘하는 사람인가요?" 묻는다. 보통 이 질문을 듣고 '본인이 질문을 자주 하는 사람인지'를 생각하게 될 거다. 마치 내가 '시간을 돌린다면?'이라는 질문을 받았을 때, 무조건 과거만 생각했던 것처럼 말이다. 시간을 미래로도 돌릴 수 있는데, 무조건 질문에 답만 하려다 보니 질문의 의도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는 걸 파악하지 못했던 적이 있었다.
'질문을 잘하는 사람'도 두 가지로 해석할 수 있다. 1) 질문을 자주 하는 사람. 그리고 2) 좋은 질문을 건네는 사람. 다시 묻는다. "당신은 질문을 잘하는 사람인가요?"
나는 이번 주에 팀원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여러분은 나에게 좋은 질문을 할 필요 없어요." 이렇게 말하게 된 까닭은 내가 최근 겪었던 경험 때문. 상세히는 최근 뉴러너클럽에 참여하며 질문을 망설이는 나를 발견했기 때문이었다. '말하는 걸 좋아하는 내가 왜 질문을 망설일까?'를 고민하다가 답을 찾게 되었고, 팀원들도 같은 마음일 수 있다는 걸 깨달아서 건넸던 말이었다.
여기서 고려할 점. 질문하는 '나'와 질문받는 '상대방'의 관계를 먼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내가 리더의 위치에 있는 경우와 상대방이 리더의 위치에 있는 경우에 따라, 유념해야 할 게 달라진다는 것을 참고하여 글을 읽어주길 바란다.
첫 번째 해석, '질문을 잘하는 사람은 질문을 많이, 자주 하는 사람'이다. 내가 질문할 상대가 '리더'라면 당신은 반드시! 질문을 많이 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모두가 안다. 질문을 많이 할수록 자신의 무지를 깨닫고, 더 성장한다는 것을!
하지만 사람들은 왜 질문을 많이 하지 못할까? 보통은 상대가 원치 않으면 질문을 하기 꺼린다. 즉, '질문받기'를 귀찮아하는 사람에게는 애초에 못 하겠지. 그런 조직에 있다면 안타깝지만, 그런데도 '질문'에 열려있는 사람 혹은 조직에서 섣불리 질문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지 생각해봤다.
리더에게 질문을 많이 못 하는 원인 3가지
1) 혼날까 봐 무서워서
사람은 감정적인 동물이기 때문에, 감정에 예민할 수밖에 없다. 자신이 한 질문에 대한 상대방의 표정을 확인하기도 하고, 상대방의 반응이 심상치 않으면 의기소침해진다. 그렇게 점점 질문을 하는 횟수가 줄어드는거다. 하지만 이 두려움을 깨지 못하면 성장할 수 없다. 아이가 가장 성장을 많이 하는 이유는 궁금한 것이 많아서, 그리고 질문을 많이 하기 때문이다. 질문하고 혼나는 것도 즐길 수 있어야 비로소 성장할 수 있다.
2) 멍청해 보일까 봐
상대방이 나를 멍청하게 생각할까 봐 못하는 경우도 많다. '아니, 이것도 몰라?'라고 생각할까 봐. 하지만 남이 날 멍청하게 생각하는 것이 중요할까? 아니면, 자신이 모르는 걸 해결하는 게 더 중요할까? 앞에서도 말했지만, 모든 초점은 '자신'에게 두어야 한다. 내가 모르는 걸 해결하는 게 중요한 것이다. 멍청하다고 밝혀야, 비로소 똑똑해질 수 있다.
3) 좋은 질문만 해야 할 것 같아서
세상에나. 상대가 리더인데, 좋은 질문을 해야 할 것 같아서라니! 나도 이렇게 생각하고 질문을 입 밖으로 꺼내지 못한 경우가 많다. 하지만 알아두자. 당신은 리더한테 좋은 질문을 던질 수도 없을뿐더러, 리더는 좋은 질문을할거라는 기대가 1도 없다는 것을!
여기서, 꼭 사람에게 질문할 필요는 없다고 말해주고 싶다. 사람과 소통하다 보면, 원치 않는 문제가 생길 수도 있기 때문이다. 사람과의 관계에 있어 어려움을 감수하고 싶지 않다면, 책이나 검색 등으로 자신이 모르는 것에 대한 답을 찾아 나갈 수 있다.
두 번째 해석, '질문을 잘하는 사람은 좋은 질문을 건네는 사람'이다. 리더는 자신의 구성원에게 '좋은 질문'을 적재적소에 던져주어야 한다. '자주, 많이'가 중요하진 않다. 적당한 타이밍에 좋은 질문을 던져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흠, 그렇다면 '좋은 질문'은 뭘까? 핵심을 찔러, 생각의 깊이를 더해주는 질문. 좋은 질문을 적당한 타이밍에 던져주는 리더가 되어야겠다고 다시 한번 다짐해본다.
그리고 팀원들에게 추가로 말했다. 질문에 대한 답만 하려 하지 말고, 질문의 의도를 파악해보라고. '이 사람이 왜 이 질문을 지금 나에게 했을까?'를 곰곰이 생각해보라고 했다. 그리고 너를 깨워주는 질문은 꼭 기록해놓으라고! (나이 서른에 점점 꼰대가 되어가는 걸까...?)
그리고 최근 대표님과 이야기 나눴던 주제도 '질문'과 연결된다. 대표님께 '질문'이 있어 1:1 미팅을 청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빠르게 성장하는 사람들의 특징'이라는 대화 주제를 꺼내게 되었다. 나의 답은 명확했다. '호기심이 많은 사람'이었다. 대표님도 격하게 공감하셨다.
여기서 '빠르게 성장한다'는 의미는 '6개월을 1년처럼 빠르게 압축해서 사는 것'을 말한다. 6개월을 2개월처럼 느릿느릿 사는 사람이 있고, 6개월을 2년처럼 꽉꽉 압축해 사는 사람이 있다. 여기서 '질문'의 진가가 발휘된다. '호기심이 많은 사람은 빠르게 성장한다. 호기심이 많은 사람은 질문을 많이 한다. 즉, 질문을 많이 하는 사람은 빠르게 성장한다!' 명제는 아니지만, 어느 정도 설득력 있다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묻는다.
"님,
당신은 질문을 잘하는 사람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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