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떠나기 전의 나.
길을 마치고 돌아온 나. 우리는 더이상 같은 사람이 아니다."
리더 소정님은, 펜타포트 프로젝트에 참여한 TF 멤버들을 한 곳에 불러 모았다. '같이 회고하자고.'
내 이야기를 하기 전, 그녀가 전한 회고의 글 일부를 그대로 옮겨적는다.
호메로스의 <오디세이아> 오디세우스는 트로이 전쟁을 떠날 때와 수많은 섬, 폭풍, 유혹과 시련, 집으로 돌아올 때. 같은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다시 집에 도착했을 때 그의 눈은 세상을 더 깊게 보고 그의 손은 더 단단해져 있었습니다.
폴리네시아의 바다 소녀 모아나. 섬을 떠나기 전과 거대한 파도, 반신 마이우와의 동행, 두려움을 넘어서고 다시 섬으로 돌아왔을 때
그녀의 눈은 바다 너머의 세상을 담고, 그녀의 손은 조상의 항로를 이어갈 항해술로 단단해져 있었습니다.
좋은 프로젝트는? 프로젝트를 마치고 집에 돌아왔을 때. 나의 눈과 순, 발과 마음이 다른 사람이 되게 합니다.
회고란? 회고 (回顧) 回 (돌아올 회) : 한 바퀴를 돌아,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다. 顧 (돌아볼 고) : 고개를 돌려 뒤를 바라보다.
즉, 회고란? 과거의 기록이 아니라 여정을 통해 변화한 나와 우리 팀의 여정을 돌아보는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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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커 라운지 회고, 날카로워진 시간.
1년 7개월 동안, 데스커 라운지 홍대 프로젝트를 담당했다.
우리는 1만 명의 사람들을 만났고, 1만 명의 일에 대한 고민을 들었고, 1만 명과 친구가 되었다.
데스커 라운지의 전과 후. 나는 같은 사람일까?
사실 난 몰랐다. 내가 얼마나 변했는지.
얼마 전, 동료의 차를 타고 오면서 나눈 대화에서 '와... 나 진짜 성장했구나!'를 느꼈다.
"효정님의 뾰족한 관점이 부러워요." 헐... 내가 뾰족하다니...? (물론 성격은 뾰족하지만...) 관점이 뾰족한 사람은 아니었다.
트루스에 처음 들어왔을 때만 해도 들었던 피드백이 '칼이 무디다'는 것이었다.
이것 저것 다 좋아하는 성격 탓에, 관점보다 모든 걸 좋아하는 나였다. 그런 나에게 관점이 뾰족하다니...
돌아보면? 데스커 라운지 덕분이었다.
1만 명의 일 잘하는 친구들과 만나, 그들과의 대화가 내 무딘 칼을 갈아주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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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딘 칼을 갈아준 1등 공신, 솔로몬 친구들.
데스커 라운지부터 친구가 된 예명언니, 앤드엔 과거인 뉴러너 시절부터 만난 성연이. 내 무딘 칼을 날카롭게 해준 1등 공신들, 솔로몬즈.
요즘 하고 싶은 게 없으니 나를 좀 꺼내달라는 부탁을 했더랬다.
그들은 나를 적극적으로 꺼내주었다. 국내~해외까지 시간과 장소를 가리지 않고, 나를 열심히 데리고 다녔다.
어느새, 나도 솔로몬과 가고 싶은 곳이 생겼고 그들과 여정을 떠나면서 점점 다른 내가 되었다.
낄낄낄 웃기고 개그로 놀기도 하지만, 진지하게 관점을 나눌 때는 한없이 진지해지는 우리.
나를 뾰족할 수 있게 해준 두 친구에게 고마움을 보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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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돌아와, 펜타포트의 회고는?
리더 소정님은 1) 나의 여정을 돌아보기 2) 팀의 여정을 돌아보기 3) 리더의 회고 포인트 나누기 3가지 스텝으로 진행했다.
1) 나의 여정을 돌아보기 - 나에게 담은 레슨포인트를 찾게 했다.
2) 팀의 여정을 돌아보기 - 같은 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했다.
보통의 회고는 이정도로 끝날 수 있다. 하지만, 1가지를 더했다.
이 프로젝트를 총괄했던 리더 황호님의 회고 포인트를 나눴다.
황호님이 의사결정할 때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을 모두와 나눴다. 리더의 시선을 알고나니 함께 관점이 확대됐다.
펜타포트 여정을 찐~하게 다녀온 우리. 더이상 같은 사람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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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여정을 하느냐는 나에게 달려있다.
사실, 요즘 나는 상식과의 싸움했다. '워라밸 중요하지~' 같은 말들.
당연하게 여겨지는 생각들과 내가 추구하는 생각들의 싸움. (물론... 내 안의 싸움이다.)
상식이란? 사람들이 보통 알고 있는 것들을 말한다. 다... 맞는 말 같아서 솔직히 헷갈렸다.
하지만, 이제 깨달았다. 나는... 욕심 그~득한 사람이다. 일잘러 상위 1%가 되고 싶다.
맞는 말과 싸울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착해지는 것이 아니라, 강해져야 했기 때문에.
결국, 내 끝을 정하고 어떤 여정을 할 것인가는 나에게 달려있다.
작은 눈덩이의 여정을 하면? 작은 눈덩이만큼 다른 사람이 될 것이다.
나는 큰 눈덩이의 여정을 하고 싶다. 내 실력에서 과할 정도로 어려운 여정을 하고 싶다. 그래야... 큰 눈덩이만큼 다른 사람이 될 거기 때문에.
러쉬의 눈덩이를 마치면, 나는 어떤 사람이 되어 있을까?
여정이 끝난 후, 다른 사람이 된 내 모습에 후회하지 않도록 다음 주도 열심히 달려볼 준비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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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판단의 기준이 헷갈렸다. 착한가? 나쁜가?는 기준이 아니었다. 사익인가, 공익인가가 기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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